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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사망자 수 급증, 작년 181명 …45% 늘어

오렌지카운티 홈리스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 OC레지스터가 오렌지카운티 검시소 통계를 인용,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홈리스 사망자 수는 총 181명에 달해 125명을 기록한 2014년에 비해 45% 늘었다. 사망자의 다수는 몰, 샌타애나 강, 열차 승강장, 버스 정류장, 철로변, 주차된 차량 내에서 발견됐다. 신문은 홈리스 사망 증가 추세가 최근 수년 사이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많은 홈리스가 오랜 노숙으로 인해 건강을 해친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만성질환, 정신질환, 마약남용 등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란 것. 홈리스에게 의료서비스와 거처를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인 일루미네이션재단의 폴 레온 간호사는 검시소 통계와 관련, "얼마나 많은 아픈 사람이 거리를 배회하는지 카운티 당국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홈리스를 돕는 기관이 이전보다 줄었기 때문에 올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운티 정부가 홈리스 문제를 놓고 뒷짐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국은 오는 12월 상시 운영되는 셸터를 오픈하는 한편 홈리스 재활을 돕고 이들에게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거처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같은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 정부가 홈리스 현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운티 당국은 지난해 OC의 홈리스가 약 4500명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샌타애나 시청 주위의 홈리스를 돕는 비영리단체 회원 래리 스미스는 "실제 홈리스 수는 정부 통계의 두 배"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홈리스와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시설 확충"이라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2016-01-22

[굿스푼 칼럼]홈리스와 보드카

동토의 제국 러시아의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춥다. 겨우내내 수은주마저 얼려 터트릴 혹한의 추위, 음산한 날씨로 인해 무료한 생활이 계속될 때 저들은 생명의 물을 필요로 했다. 언 몸을 녹여주고 우울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신비한 생명의 물을 러시아어로 ‘지즈네냐 보다’(Zhizenennia Voda)라 한다. 세월이 지나며 간략하게 ‘보다’로 부르다가 ‘보드카’(Vodka)라 정하고 음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발틱해 주변, 폴란드, 벨라루스에선 보드카가 단순한 독주로 사용되기 보다는 신비한 술, 만병통치 약, 생명수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8세기에 폴란드에서는 보드카 비슷한 증류주를 만들어 음용했고, 러시아에서는 9세기부터 보드카를 주조하기 시작했다. 14세기 부터는 황제와 귀족, 평민과 농노에 이르기까지 모든 러시아인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술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보드카는 잠시나마 혹한의 추위를 잊고 가족들, 이웃들과 웃고 떠들면서 소원했던 관계도 회복하는 행복의 묘약으로 활용됐다. 보리, 호밀, 감자, 옥수수, 사탕무우, 빨간 무우(BEETS), 포도, 당밀, 사탕수수로 보드카를 만들 수 있다. 재료를 발효하여 맥주와 비슷한 술을 만들고, 이를 여러번 증류기로 증류하면 순도 95% 이상의 중성의 에탄올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증류수를 부어 알코올 도수를 낮춘 후 자작나무 숯이 든 여과기에서 8시간에 걸쳐 20번 이상 천천히 여과시킨다. 여과용 숯의 종류와 제조 방법, 건조 상태에 따라 보드카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목탄뿐만 아니라 이산화 규소(SIO2), 모래로 여과시키면 원료에서 나오는 거친 맛, 역한 냄새를 거를뿐만 아니라 가장 맛있으면서 건강을 적게 해치고, 흡수도 잘되는 무색, 무미, 무취의 투명한 보드카를 만들 수 있다. 시트러스나 바닐라, 오렌지, 크랜베리 향을 첨가하여 칵테일을 만들 수 있고, 커피나 깔루아를 넣어서 만드는 블랙 러시안, 오렌지 쥬스를 섞으면 스크류 드라이버, 토마토 쥬스와 여러가지 재료를 첨가하여해서 만드는 블러디 메리는 모주꾼들의 해장용으로 자주 애용한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강렬한 취기에 매력을 느낀 라티노 도시빈민들도 보드카를 선호한다. 새해 첫번째 거리급식이 있었던 랭글리파크에서 만난 에르난데스(29)가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린다. 술에 쩔어 여전히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검정 비닐에 담긴 보드카 병을 양식처럼 꼭 붙잡고 있다. 영하의 날씨가 맹위를 떨치던 긴긴 겨울 밤 애난데일 한인 교회 처마 밑에서 노숙하던 세사르가 동사 직전 병원으로 실려갔다. 추위를 피하려, 외로움을 털어버리려 노숙 동료들과 초저녁부터 마셔댄 독주는 저들의 몸과 정신을 마비시키고 끝내는 생명까지 위협한다. 북풍한설을 고스란히 맞으며 노숙하는 도시빈민을 위해 따뜻한 정성과 사랑이 나눠져야 한다. ▷문의: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2016-01-09

뉴욕주, 홈리스 강제 수용 추진 논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전격 시행키로 한 홈리스 강제 수용 조치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3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내의 모든 노숙자를 보호시설(셸터)로 데려다 수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 행정명령에 대해 "홈리스들이 차가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자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미국에서 추운 거리에서 자다 사망하는 홈리스가 한 해 15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5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이 행정명령이 점점 늘어나는 홈리스들이 추위로 인해 생명을 잃는 것을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시는 이 조치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카렌 힌턴 빌 드블라지오 시장 대변인은 "이 명령은 개인의 의사에 반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이기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시행하면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행정명령의 의도에는 찬성하지만 모든 노숙자 개개인을 주지사 명령에 따라 추운 날씨에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수용시설로 옮기려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행정명령이 아닌 주 특별법을 제정하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co

2016-01-03

갈수록 꼬이는 뉴욕시 홈리스 정책

뉴욕시의 홈리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빌 드블라지오 시장 집권 후부터 치솟은 홈리스 숫자에 이어 이제 홈리스관리국장까지 내년 1월 1일자로 사임하겠다고 밝히며 시정부 무능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홈리스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드블라지오 시장 취임 당시 홈리스셸터 인원은 5만3000명선이었으나 현재 5만9068명으로 치솟았다. 관리국 통계에 들어가지 않은 홈리스들 추산치인 약 3000명까지 더하면 6만 명이 훌쩍 넘는다. 민원도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민원전화 311에 접수된 홈리스 관련 민원신고는 2만24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만4958건보다 3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의 마지막 재임 연도인 지난 2013년의 같은 기간에 접수된 1만2715건과 비교하면 5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며 한인타운 패스(PATH)역 입구 옆 온풍 환기구 위에 홈리스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한인 업주들도 연일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로 인한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16일에도 오전 8시20분쯤 퀸즈 화잇스톤에서 16세 중국 교환 여학생이 등교길에 노숙자가 휘두른 칼에 얼굴을 맞아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시정부는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8월 2200만 달러를 투입해 홈리스 정신건강 이니셔티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또 지난달 홈리스 지원을 위해 총 30억 달러를 투입해 홈리스용 아파트 건립과 정신건강 상담 등의 복지혜택을 펼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길버트 테일러 홈리스관리국장이 '다른 일을 찾기 위해서'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지만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셜서비스직원노조 371팀의 벨라 서튼 팀장은 "홈리스관리국장의 사임에 실망스럽지만 한편으론 놀라운 일도 아니다"며 "시정부의 무능을 면피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니 아벨라(독립민주컨퍼런스.11선거구)뉴욕주 상원의원은 "테일러 국장이 재임 기간 동안 역대 업무 성과에 대한 자기 비판과 소통 불가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테일러 국장은 지난해 부임 후 길거리와 전철역 등으로 홈리스 관련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해 왔고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가지고 일해왔다고 성명을 통해 전했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2015-12-16

산호세 홈리스, 길에서 동사

장시간 혹독한 한파에 노출된 산호세시의 한 홈리스가 숨진 채 발견돼 엘니뇨 겨울을 맞아 홈리스들을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BC 뉴스는 지난 1일 산호세시의 한 노숙자가 다운타운에 위치한 1번가와 마켓스트릿 교차로 도로에서 쓰러져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얼어 죽던 날 밤 산호세시의 최저온도는 39도였고 사망원인은 동사였다. 해당 뉴스가 전해지자 산호세시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베이 전역에서 홈리스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샤운 카트라이트 홈리스 지지자는 “이번 홈리스 동사 사건으로 산타클라라 카운티 홈리스 전담부서와 대화를 나눠 봤지만, 그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말로 관리 당국의 지지부진한 대처방식을 비판했다. 또 다른 홈리스 지지자 게일 오스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홈리스들이 식사와 샤워를 할 수 있는 야영시설을 마련해 누구도 길거리에 쓰러져 숨지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돈 로차 산호세 시 의원도 “이번 죽음에 절망감을 느낀다”며 “우리 모두 이 홈리스가 길거리에서 얼어 죽기 전에 우리가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시민들의 의식을 촉구하고 나섰다. 신다은 인턴기자

2015-12-07

[윌셔 플레이스] 홈리스와 하우스리스

남북전쟁이 터진 그해의 12월은 몹시 추웠다. 버지니아주의 프레더릭스버그. 이곳 전투에서 북군은 1만200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남군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지만 그래도 50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어느 날인가, 전선에 어둠이 짙게 깔리면서 군악대의 연주가 밤하늘에 곱게 흩어졌다. 병사들은 애조 띤 멜로디에 가슴이 시렸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내 집 뿐이리." 감정이 북받쳤는지 곳곳에서 흐느낌도 들렸다. 노래는 강 건너 남군 진지에까지 퍼졌다.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 피고 새 우는 내 집 뿐이리"하며 북군 병사들에 화답했다. "오 사랑 나의 집/ 즐거운 나의 벗 내 집 뿐이리." 그날 만큼은 남과 북이 하나가 돼 추위를 뜨겁게 달궜다. 다음날 북과 남의 병사들은 하루 휴전에 합의한다. 노래가 포성을 멈추게 한 기적을 빚어낸 것이다. 글로벌 애창곡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은 남북전쟁 때 히트한 노래다. 링컨 대통령도 죽음에 내몰린 젊은이들을 떠올리며 이 노래를 자주 불렀다고 전해진다. '모두 살아서 고향 집으로 돌아가야 할텐데' 울적한 심정이 대통령의 가슴을 저미게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얼마 안가 이 노래는 북군 남군 할 것없이 금지곡이 됐다. 병사들을 향수병에 걸리게 해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해서다. 낮에는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밤만 되면 '한마음 음악회'가 열리니 지휘관들이 보기엔 적의 대포보다 '홈 스위트 홈'이 더 무서웠을 터. 노랫말은 미국의 극작가 겸 배우로 명성을 쌓았던 존 하워드 페인(1791~1852)이 썼다. 가사에 곡을 붙인 건 헨리 비숍. 그 때가 1823년이니 남북전쟁이 터지기 40년 전이다. 페인과 관련해선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진다. 프랑스 파리에서 배고픔과 추위에 힘겨워하다가 문득 시상이 떠올라 가사를 썼다는 것. 페인은 그러나 '홈 스위트 홈'은커녕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끝내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홈리스로 삶을 마감했다. 정작 그가 고향에 묻힌 건 남북전쟁이 끝나고 나서다. 유해를 실은 군함이 뉴욕항에 도착하자 예포가 터지면서 성대한 환영행사가 펼쳐졌다. 링컨 못지않게 그의 노래를 사랑했던 체스터 아서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영광과 굴곡진 삶을 살았던 페인을 추모했다. 그의 마지막 '홈 스위트 홈'은 워싱턴DC 인근의 오크힐 공동묘지. 연방정부 기금으로 추모비도 세워져 있다. 사적지로 지정된 이곳은 원래 남북전쟁 영웅들의 영원한 안식처여서 페인에게 걸맞은 예우를 해준 셈이다. 나라가 있다는 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페인은 그래도 편히 쉴 곳은 세상에 딱 한 군데, 바로 꽃 피고 새 우는 내 집이라고 노래했다. 집은 넉넉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어서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공간, 불화와 다툼을 화해로 끌어내는 소통의 장이다. 그래서 집이야 말로 국가나 민족보다 우선한다는 것이 이 노래가 주는 교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연말을 맞아 곳곳에서 홈리스(homeless) 돕기 봉사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어찌 보면 노숙자들은 집이 없는 사람들이어서 '하우스리스(houseless)'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홈리스'는 집은 있되 가족사랑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일 지도 모르겠다. 그 어느 때보다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되는 요즘. 100만달러 짜리 '하우스'에 살고는 있지만 혹 사랑이 없는 '홈리스'는 아닌지. 한번쯤 '홈 스위트 홈'을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5-12-02

한인업소 '홈리스 속앓이', 갈수록 늘어 주변 불결…대책없어 난감

LA 한인타운 6가에 위치한 선물가게 업주 K씨는 주차장 옆골목만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주차를 하고 들어오는 여성 손님들이 옆골목에 지내고 있는 홈리스 때문에 악취가 난다는 핀잔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달만 해도 1명이던 홈리스는 이제 3~4명으로 불어났고 아예 텐트와 매트리스를 가져다 놓고 숙식을 장기화 하고 있다. 경찰서에 신고도 해봤지만 홈리스가 공유지에 있는 데다 범죄행위가 없기 때문에 단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처음엔 물과 음식으로 달래서 다른 곳이나 셸터로 유도도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K씨는 분명한 영업방해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해결방법은 없어 보인다. 한인 업주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홈리스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홈리스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불경기에 업소 회생의 중요한 시기를 맞이한 업주들의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연말 대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몰과 업소 인근에 홈리스들이 포진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다, 이들이 버린 오물로 인해 악취에다 벌레도 들끓는다는 불평이 적지 않다. 올림픽가의 한 식당 업주는 "햇볕이 잘들고 조용한 골목이라고 소문이 나서 그런지, 잘 설득해 딴 곳으로 보내면 또 다른 홈리스가 오고, 며칠 지나면 3~4명으로 금방 늘어나 있다"며 "마음 한편으론 안타깝고 불쌍한 느낌도 있다. 인권과 자유도 중요하지만 영업행위도 보호돼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밤늦은 시간에 선물 가방과 현금을 가진 손님들이 골목을 지나면서 불안해하거나 불편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한인업주들은 홈리스들과 대화를 통해 시도하다 언성이 높아지거나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당국의 기본적인 대응은 '장기적인 계도'다. 사유지를 침범하거나 구체적인 영업방해 과정이 없다면 딱히 홈리스들을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올림픽 경찰서의 해리 조 공보관은 홈리스 대처 규정에 대해 "경찰은 사유지 무단 침입자에 대해선 형사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길거리, 인도 등 공유지에 홈리스가 기거할 경우엔 단속할 근거와 방법이 없다. 물론 길을 막아 교통에 방해가 될 경우는 예외"라고 설명했다. 조 공보관은 "업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LA의 규정은 불법이나 범법행위가 없는 한 이들을 보호하도록 되어있다"며 "장기적으로 홈리스들의 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니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

2015-12-01

[OC] 부에나파크 '홈리스 골머리', 비치 블러바드 일대 위락지구 조성 불청객

비치 불러바드 일대 '엔터테인먼트 지구' 단장을 통해 오렌지카운티의 관광명소로 거듭나려는 부에나파크 시가 홈리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 당국은 날로 느는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들어 경찰국과 함께 관내 홈리스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부에나파크의 홈리스 문제는 엔터테인먼트 지구에 새로운 식당이 들어서고 쇼핑센터가 개발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관광객이 증가하면 홈리스가 구걸할 대상이 늘게 되고 엔터테인먼트 지구에 건립되는 새 건물 주차장 등이 홈리스의 거처로 활용될 수 있게 된다. 시 스태프와 경찰국, OC커뮤니티서비스국이 지난 7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당시 부에나파크엔 대낮에 약 450명의 홈리스가 거리를 전전하고 있다. 야간에 거리에 머무는 홈리스의 수도 약 12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OC레지스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부에나파크 경찰국이 지난 4~10월 사이 홈리스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한 횟수는 1029회에 달한다. 홈리스 때문에 경관이 하루에 5번 출동한 셈이다. 신고전화 내용 분석 결과, 홈리스 관련 신고의 다수는 오렌지소프와 링컨길의 웨스턴~나트 애비뉴 구간에서 비롯됐다. 주민 신고의 내용 중엔 홈리스에 의한 사유지 침범, 폭력행위, 수상한 행동 등이 포함된다. 부녀자의 경우, 집 근처 홈리스 때문에 불안해하며 외출을 꺼리는 사례도 있다. 홈리스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관 수는 통상 2~4명이다. 이들은 한 번 출동하면 홈리스와 최대 50분을 보내며 대개는 홈리스가 유치장에 구금되거나 치료를 위해 병원에 보내지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경찰국 개리 헨드릭스 캡틴은 "홈리스 중엔 적대적이거나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이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웃 풀러턴이나 애너하임 시의 경우, 홈리스 문제만 전담하는 경관들을 두고 있으며 정신건강 또는 소셜 서비스 제공기관과 연계해 홈리스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와 경찰국 측은 홈리스 증가를 예방하는 동시에 이들의 재기를 도울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코리 시아네스 경찰국장은 지난주 시의회에 출석해 "홈리스 문제가 심각하며 매일 주민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면서 "홈리스는 시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아트 브라운 시장은 "시 기관들이 연계해 홈리스 문제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환 기자

2015-11-25

로스 앤젤레스 → 로스 홈리스?

# 이현구(56.가명)씨는 "실직이나 사업 파산으로 수입이 없어 각종 페이먼트나 아파트 렌트비를 내지 못하는 순간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정말 아차하는 순간에 추락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길거리에서 잠을 청했다. 먹을 곳, 잘 곳이 없었다. 그런데 노숙자 한 명이 "거긴 내 자리야!"라며 소리쳤다. 좋은 잠자리는 이미 모두 선점하고 있어 어두운 거리를 헤매야 했다. 최근엔 자리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고, 이로 인해 노숙자간 싸움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바람과 비를 막아줄 수 있는 처마가 있고, 경비가 없는 곳이 명당이다. 20년 이상의 이민생활을 한 이씨는 LA다운타운에서 운영하던 의류업체가 망하면서 지난해부터 노숙자 생활을 해왔다. 거리를 헤매며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은 생존의 두려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최근 이씨는 다행히 거리생활에서 벗어났다. 세인트제임스 성공회 교회의 김요한 신부의 집에서 머물고 있다. 김 신부는 2009년부터 지난 6년간 총 60여 명의 한인 노숙자들을 돌봤다. 그는 "이 가운데 한 20명 정도는 다시 일자리를 찾았지만 대다수는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갈수록 이같은 장기 노숙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걱정했다. 현재 LA시는 이씨와 같은 장기 노숙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천사의 도시는 점차 홈리스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 최근 연방주택도시개발국 발표에 따르면 LA시와 LA카운티의 장기 노숙자 수가 지난 2013년보다 무려 55%나 급증한 1만2536명이다. 장기 노숙자란 1년 이상 집이 없어 길거리를 떠돌아 다니면서 생활하거나 3년 동안 여러 차례 길거리로 나앉아 생활한 노숙자다. 지난 1년 동안 LA의 장기 노숙자 증가율은 전국에서 노숙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뉴욕시 증가율을 3대 1로 크게 앞질렀다. 지난 1년간 전국 노숙자 증가율은 1%로 큰 변화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LA에서만 노숙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또 전국의 장기 노숙자 3분의 1 이상이 가주에, 15%가 LA에 몰려있다. 노숙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폭증하고 있다. 주민 일레인 젠킨스는 "노숙자들로 인해 여러모로 피해가 크다. 노숙자들이 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하고 오히려 주민들을 보고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면서 "LA시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임시처방만 하니까 매년 노숙자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은 "연말 할러데이 시즌에 한인타운으로 몰려온 노숙자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주거환경을 깨치고,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기가 참 불편하다"며 "이해는 하지만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는 3~4개월전부터 7가와 8가, 뉴햄프셔 길 등에 노숙자 집단 텐트촌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LA를 비롯해 패서디나.롱비치.글렌데일 등 남가주 일대는 '노숙자 천국'이 된 상태로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1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원용석 기자

2015-11-20

[김령의 퓨전에세이 582]홈리스 피플 단상

미국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DC 다운타운에서 한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다. 멀리서 보아도 훤칠한 키에 알맞은 몸집, 예쁜 옷을 입고 모자도 썼다. 그녀는 자꾸 땅을 내려다보며 무엇인가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바로 내 가게 앞길이기에 뭔가 도와줄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무얼 찾느냐고 물으려던 순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여인은 쓰레기더미를 뒤적이고 있는 것이었다. 먹을 것을 찾고 있는 것 같았 고, 옷은 있는 대로 다 입고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맨아래 바지를 입고, 그 위에 긴 스커트를, 그 위에 짧은 드레스를, 그 위에 블라우스와 스카프를 두르고, 챙이 큰 모자를 썼으니 멀리서 볼 때 특이하고 아름다운 옷으로 보였던가 보다. 하얀 피부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그대로 패션 쇼에 나서도 될 만큼 눈이 부셨다. 그레이스 켈리나 잉그리드 버그먼보다 덜 아름답다고 아무도 말할 수 없을 만큼. 그런데 어쩌다 걸인이 되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나는 그 여인처럼 될까 두려워 낯선 땅에서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는지도 모른다. 아차 하는 시간에 그런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그 때 배운 것 같다. 부자나라라는 미국에도 걸인이 있다는 게 내게는 충격이었다. 무엇이 그녀의 인생을 그렇게 바꾸어 놓았을까? 커다란 실망이나 좌절 아니면 자유에의 열망이 그녀로 하여금 궤도에서 벗어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걸인임에도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멋과 아름다움, 그리고 품격 같은 것이 그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갈고 닦아진 체취 같은 품위가 걸인에게서 더욱 빛이 날 수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는 밤마다 음악과 횃불이 있다. 밤 10시면 횃불은 꺼지고 가로등만 아침까지 남는다. 대륙에서처럼 총이 없는 곳이라고 해서 마음이 편했다. 홈리스 피플들에게 하와이는 천국 같은 곳일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생각해 보았다. 겨울이 없는 곳, 눈이 내리거나 얼음이 얼지 않는 곳, 총이 없고, 밤새 관광객들이 오가기도 하며, 밤늦도록 불이 환하고 문이 활짝 열려있는 상점들, 밤이 그렇게 오는 듯 가버리는 곳, 이불이 필요 없는 하와이 홈리스들이 순간 부럽기도 했다. 어느 순간 다 털어버리고 정말 가벼워지고 싶다는 욕망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나 결행하지는 못한다. 10년 전 미니애폴리스에서 거지에게 신분증을 발급하려 했던 일이 있다.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미국이 라이선스 세상이긴 하지만 거지에게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러울까. DC에서 만난 여인, 와이키키 해변에서 만났던 홈리스 피플들이 생각나는 건 오늘 아침 신문에 난 기사 때문이다. Muriel Bowser DC시장이 우리들에게 DC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청하고 있는 광고다. ‘DC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참여서약’을 바라며 서명란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해결방법이나 규모, 자금조달에 대한 얘긴 하나도 없다. 서명을 받기는 부족한 내용이다. 우리 한인 동포들이 나름대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걸 알기는 하는 것 같다.

201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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